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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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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리디 주간,월간 1위 / 텐북 랭킹 1위
작품명 토끼굴
작성일 2023-05-09
조회수 330
토끼굴
소조금 BL 2023-04-08
“그, 그런 말 하지 마. 나를 좀 아껴 써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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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오래 좋아했던 고운하와 잤다.

그런 줄 알았는데, 제가 잔 게 수영 선수인 그의 동생 고산이란다.

 

쓰레기, 난봉꾼, 양심 팔아 다 얻은 놈, 껍데기보다 못한 알맹이 등등.

여러 가지 화려한 별명을 가지고 있는 동생 쪽이라면 이건 그냥 우박도 아니고 자연재해다.

 

“이상 성욕자!”

“그 말 어제 배웠어?”

“변태야!”

“어. 나 그렇게 됐나 봐.”

 

그런데, 그 자연재해가 상상 이상의 변태까지일 줄은!

 

“욕조에 물 받아놨는데 거기서 하자.”

“싫어. 감기 걸려….”

“바보는 감기 안 걸려.”

“내가 바보냐?”

“너 감기 걸린 적 있어?”

 

…없었다. 어떻게 된 게 빠져나가려 할수록 휘말리는 것만 같다.

 

그런데 그렇게 매사 장난처럼 굴던 고산이, 어느 순간부터 숨도 못 쉴 정도로 금서를 조여 온다.

마치 처음부터 작정했던 것처럼.

 

“야. 나는 정말… 네가 이럴 때마다 목 조르고 싶어져.”

“그, 그런 말 하지 마. 나를 좀 아껴 써주면 안 돼…?”

 

양금서, 난 널 썩기 직전의 과일만큼 무르게 만들 거야.

그럼 먹기에 아주 달겠지.

 

양금서에게 고산이 자연재해였다고?

요행이니, 운이니, 기도니 예측할 수 없는 반전 같은 건 모두 좋아하지 않는 고산에게 양금서는 루틴 밖의 행동, 궤도 밖의 이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