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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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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리디 주간 랭킹 1위
작품명 예쁜 짓
작성일 2022-10-11
조회수 287
예쁜 짓
김살구 로맨스 2022-07-02
“좋아요. 갖고 놀아도 되니까, 버리지만 말아요.”

 

최악의 이별을 겪은 직후,

홧김에 술을 마시던 유주는 낯선 남자와 엮인다.

 

수려한 외모에 능숙한 매너, 그리고 직선적인 솔직함.

남자에게 끌린 건 불가항력이었다.

일순간의 충동에 휩쓸려 손 뻗을 만큼이나.

그리고 남자는 그 가벼운 속내를 알 만하다는 듯 경고했다.

 

“좋아요. 갖고 놀아도 되니까, 버리지만 말아요.”

 

낯 뜨겁도록 원색적인 쾌감에 휩쓸린 밤.

유주는 잠든 남자를 호텔에 버려두고 떠난다.

그렇게 끝날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룹 후계자와 담당 선배로서 남자를 재회하기 전까지는.

 

“이젠 또 어디로 도망칠 건데요.”

 

남자는 덫에 걸린 양 창백해진 유주를 보며 거리낌 없이 웃었다.

 

 

* * *

 

 

“내가 누군지 모를 때는 잘만 꼬시더니, 원래 일회성 만남 아니면 안 꼴리는 취향이에요?”

 

유주는 구겨지려는 미간을 폈다. 남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휘둘리는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짐짓 태연한 척 뻔뻔한 대답을 되돌린 건 그래서였다.

 

“그런 취향 맞아요. 그때 솔직했던 것도, 서로 다신 안 만날 줄 알아서 그랬던 거고요.”

 

조금은 차겸의 심기를 어지럽히고픈 욕심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의 반응은 유주의 예상 범위를 빗나갔다.

 

“아. 급한 대로 대충, 아무 데나 배설하는 것처럼요?”

 

작위적인 감탄사와 함께, 차겸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들으라는 듯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하여간 싸는 거 되게 좋아하네.”

“무슨…!”

 

말려들지 말자고 결심한 게 무색하게도, 유주는 발끈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새빨개진 그녀의 얼굴을 응시하는 차겸의 시선에 만족스러운 기색이 깃들었다.

 

“왜 화를 내지. 나도 싸는 거 좋아해요. 그때 지겹도록 봐서 알 텐데.”

“…….”

“물론, 대리님처럼 아무 데나 싸지르진 않고… 확고한 취향이 있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