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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된 작품의 작가에게는 보너스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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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리디 주간 랭킹 1위 / 텐북랭킹 1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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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
작성일 | 2021-12-13 |
조회수 | 287 |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몽슈 저
로맨스
2021-12-09
“사은아. 아무래도 너는, 나 만나려고 태어난 것 같아.”
※본 작품은 강압적 관계 및 물리적 폭력과 같은 가학적인 장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초등학생일 적에는 ‘김 씨네 딸’이었고 중학생일 적에는 ‘사기꾼의 딸’이었고 이제는 ‘노름쟁이의 딸’이다. 난 이름이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마을 안에 내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 지금 시대에까지 적용되는지 몰랐던 연좌제로 나는 마을에서 먼지만도 못한 존재로 취급됐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살아 숨 쉬든 말든 철저히 무시당했고, 눈에 보이면 더러운 것을 취급하듯 머리채를 붙잡고 내 발치에 침을 뱉었다. 그게 나의 고향 암영이었다. 그토록 협소하고 고립된 마을에 더 이상 외지인은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니만큼 난데없이 나타난 서울의 전학생은 진기할 수밖에 없었다. 차무겸. 그 애는 내가 버티듯이, 짓눌리듯이 살아온 이 동네 속 붉은 동백나무 저택의 주인이었다. 신기하고 의아했지만, 신경 쓸 일은커녕 엮일 일조차 없으리라고만 여겼다. 순환하는 계절처럼 혹은 비껴가는 바람처럼 이곳에 고이지 않고 스쳐 지나갈 존재라고 확신했다. “안녕, 사은아.” 그 녀석이 고향 사람조차 부르지 않는 내 이름을 부르며, “넌 교복이 더 잘 어울린다.” 의문스러운 관심을 보이지만 않았어도.
* * *
“빌붙는 거 싫어한다며.” 그를 향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항변했다. 나는 나의 비천함을 잘 알고 있었다. 구질구질함은 언제나 사람을 죄인으로 만든다. 차무겸은 꺾인 손등 위에 제 턱을 기댔다. 비스듬히 기우는 고개의 각도가 아무런 악의 없이 개미를 짓밟아 죽이는 어린아이의 호기심처럼 아득했다. “네가 그러는 건 좋아.” “…….” “어디 한번 빌붙어 봐. 혹시 알아? 내가 밑천이고 뭐고 다 내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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