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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거래

감정 거래 19

10,200
상세정보
  • 그린엘 10,200 2026-02-13 로맨스 전3권
  • ※본 소설에는 자살 등의 키워드가 포함돼 있으며 인물, 단체, 일부 장소, 사건 등은 모두 창작임을 밝힙니다.

    “전엔 쫑알쫑알 잘만 떠들더니 피디님 되시고 과묵해졌네.”

    옅은 구릿빛 피부.
    다부지되 매끄러운 턱선.

    누구든 암흑 속에 가둘 법한, 검고 사나운 눈동자의 주인.
    그래, 이 얼굴.

    “공이영, 피디님?”

    이영의 이가 자연스럽게 악다물렸다.
    저 말본새며 건들거리는 태도며 4년 전과 다름없이 짜증 날 정도로 완벽한 첫사랑,
    한때 나의 키다리 아저씨라 믿었던, 김헌이 다시 나타났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김헌 대표님.”

    그러나 4년이란 시간은 많은 걸 바꾸었다.
    지금의 공이영은 그때와 다르다.

    “사계 제작 피디 공이영입니다.”

    더 이상 이 남자를 보조하는 위치도, 세상 순진한 여자애도 아니다.
    그런데.

    “그래요.”

    김헌의 같잖다는 어투와 애 취급 하는 미소는 4년 전과 똑같이
    아니, 4년 전보다 확실하게 사람을 미치게 했다.

    “또 보네, 알바.”

    이영은 한꺼번에 튀어 오르는 지난 기억을 누르며 미소를 띠었다.
    이러지 않으면 발설해 버릴 것 같았다.

    공이영에게 세상을 알려 준 커다란 키다리 아저씨에게,
    제 첫 키스를 먹튀하고서 대표 이사씩이나 되어 나타난 김헌에게,
    4년간 지우고 지워 한 문장만 남은 인사를.

    ……이 새끼, 죽여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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