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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리 저
6,000원
2025-06-27
로맨스
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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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러고 다니는 거 네 오빠가 알아?”
“저한테 오빠 있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그걸 모르는 게 비정상이지 않을까.”
12년이 지나, 어른이 되어 마주한 홍재이는
한껏 성숙하게 물오른 꽃봉오리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나는 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편이라, 네 마음대로 못 끝내.”
“후회 안 할게요.”
재이는 문조의 옷깃을 두 손으로 꽉 말아 쥐었다.
“나도 해 보고 싶어요.”
제 옷깃을 꽉 움켜쥔 채로 재이가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맹랑한 구석이 있긴 했는데, 뭐 이렇게 그대로 컸을까.
“내가 누군지 기억해 내.”
“그럼 해 줄 테니까.”
재이의 눈동자가 잘게 떨렸다.
그녀가 한 걸음 더 문조에게 다가섰다.
“나랑 해 주면.”
“그때 기억해 줄게요.”
그녀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발꿈치를 들었다.
입술이 아슬아슬하게 닿을 듯 말 듯 가까워졌다.
“기어이 선을 넘네, 이게.”
툭.
12년 만에 만난 친구 동생이 끝내 이성을 끊어 먹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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