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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글쓰는 귀신 저
7,000원
2026-05-03
로맨스
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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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가르쳤던 제자가 세계가 주목하는 천재 기업가가 되어 나타났다.
“저 스무 살도 아니고, 이제 스물여섯이에요. 그러니까 선생님이랑 남자 대 여자로 만나고 싶어요. 그러려고 돌아온 거예요.”
“……뭐라고?”
체감온도 40도를 웃도는 날이었다.
그늘 한 점 없는 땡볕에서의 고백은,
한여름에 기모 내복 파는 소리처럼 귓구멍을 스쳐 지나갔다.
“내가 어디서 죽을지는 생각해 봤는데. 선생님 몸 위나 다리 사이?”
“…….”
8년이라는 세월 동안, 녀석은 능글맞은 소리도 할 줄 아는 못된 어른이 되어 있었다.
진수야. 미안한데, 그건 네가 죽을 때까지 못 이룰 거야. 나, 곧 죽을 거거든.
하지만 그러든가 말든가, 사람을 개빡치게 하는 표진수의 플러팅이 시작됐다.
“야! 표진수! 쌤이 그딴 스킨십에 설렐 나이가 아니거든!”
“그럼 뭐에 설레는데요?”
“아니, 내가 왜 너한테 내 설렘 포인트를 말해야 되는데!”
“턱을 붙잡고 혀를 넣을 걸 그랬나?”
정신을 차려 보니 수영은 속절없이 녀석의 손바닥 위에서 구르고 있었다.
하, 죽고 싶은데 네가 자꾸 궁금해.
곧 죽을 건데 질투가 나서 환장하겠어.
나 왜 이러니……?
어느새 죽고 싶은 여자의 마음에도 봄이 찾아온다.
얼었다 녹은 가래떡처럼 말랑말랑, 벚꽃 샤워를 한 것처럼 분홍분홍, 알몸에 털 몇 가닥 붙은 것처럼 간질간질한 모먼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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