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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세 저
22,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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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전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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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리네이밍 작품입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에는 BDSM 요소, 강압적 행위, 폭력, 조연과의 성적 접촉 등 호불호 갈리는 키워드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 아무한테나 다리 벌려 줄 거 같은데. 그거 나한테도 줄래?”
믿었던 친구의 배신으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들어간 서민규는
철장 아래 육변기 신세로 전락해 2년이란 시간을 보낸 뒤 세상에 내던져진다.
화대나 다름없는 5만 원과 고장 난 몸뚱어리가 가진 것의 전부.
그토록 갈망하던 자유가 의미 없는 것임을 깨달은 그는
고통에마저 무감각해진 자신을 깨워 줄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되는데.
“너 그거 알아? 사람들이 너한테 손대는 이유.”
“…….”
“겁에 질린 사냥감 같거든.”
그리고 나도 그런 게 좋아.
어느 날 그런 민규의 앞에 건네진 명함 한 장.
굳어 버린 고갤 뒤늦게 움직여 내려다본 곳엔 그가 바라던 것이 있었다.
「BOUND BOYZ STUDIO
blossom out of desire
Actor/ Seon Miles」
살고 싶어 발버둥 치게 만들어 줄 고통이.
*
“아으!! 허억, 헉! 흐윽!!”
민규는 몸속을 들쑤시는 션의 대물과 자신의 하반신을 겁에 질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정액과 젤로 범벅이 된 분홍색 성기가 다시금 단단하게 부풀어서, 그가 굵은 대물을 박아 넣을 때마다 꺼떡거리며 쿠퍼액을 찔끔거렸다.
“끄으- 힉-!”
낯선 반응을 보이는 몸뚱이가 두려웠다. 혐오스럽고, 더럽게 느껴졌다. 폭력과 무감각에 절여져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던 때가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폭죽처럼 터졌다.
“안, 안 돼… 끄윽!”
싫다. 무섭다. 이런 걸 원하지 않았어. 이런 걸 원한 건 절대 아니었어.
“히윽, 윽, 망, 망가져-”
“안, 망가져.”
“싫… 끅, 끄윽…!”
민규는 도리질 쳤다. 무의식에서 자신도 모르게 하는 행동이었다. 단 한 번도,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생경한 감각이, 몸과 정신을 두려울 정도로 망가뜨리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이었다.
“흐그윽, 안, 돼-!”
안 돼.
아프게 발기한 성기에서 돌연 물 같은 것들이 픽픽 쏟아졌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참아지지 않았다. 묽은 액체들은 션이 절구 찧듯 성기를 꽝꽝 박아 넣을 때마다 사방으로 픽픽 소리를 내며 튀어 올랐다. 민규는 알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빠져나와야 해.
무감각해진 삶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고 싶었다. 그건 그저 고통이면 족했다.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쾌락을 알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다. 알 필요도 없고, 알아서도 안 되는 삶이었다.
그걸 알게 되는 순간, 갱생의 여지도 없는 걸레가 되어 버릴 테니까.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 버리기 전에, 도망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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