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키에 곰 같은 몸집, 손이며 발이며 육신을 구성하는 모든 게 죄 무식하게 컸다.
그러나 외모는 마치 붓으로 그린 듯 섬세한 미남자였다.
눈꼬리 끝이 살짝 처져 부드러운 인상을 주었고,
매끈한 콧대는 산처럼 오뚝한 데다 도톰한 입술에는 야릇한 웃음기가 번져 있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홀리는 미모였다.
그런 이가 제 반려에게만 보여 주는 미소는 황홀하기 그지없었으나
정작 당사자가 이를 눈치채기에는 한참인 듯했다.
“나한테는 묘희뿐이에요.”
호운은 제 큰 몸을 구기다시피 해서 묘희의 품에 안겼다.
묘희는 호운의 너른 등을 다독여 주느라 그의 샛노란 눈동자에 감추어진 집착을 알아채지 못했다.
농밀하게 제 몸을 쓰다듬는 손길의 의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