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을 가장 잘 아는 건 저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 형이 남자와 일회성 만남을 갖는다는 비밀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 <바이트 백>은 <삼팔>의 연작으로, 해당 작품을 읽지 않아도 감상에는 어려움이 없으니 도서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아무래도 궁금해서 안 되겠어. 형 혹시, 그 새끼랑 잤냐?”
민호와 호흡 맞춰 일해 온 지도 어언 10년,
형을 가장 잘 아는 건 저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
형이 남자와 일회성 만남을 갖는다는 비밀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살던 대로 살게 내버려둬. 네가 자 줄 거 아니면, 좀… 귀찮게 하지 말라고.”
“무슨 형은, 그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렇게, 갑자기 해?”
……근데 왜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
형의 깊은 외로움을 채워 주는 일을, 내가 아닌 다른 놈이 한다는 게 말이 돼?
형한테 필요한 게 그런 거면, 근본 없는 놈팽이들 대신 내가 해 주면 되잖아.
“막상 실전 들어가면 역겨워서 못 하겠다는 놈이 한 트럭이야.”
“한 트럭이나, 불러들였어?”
“미쳤냐? 그 말이 아니잖아.”
“그럼 실전까진 아니었어도, 빨개벗고 뒹굴긴 했다는 거지? 한 트럭이랑?”
“아니, 내 말은, 하.”
“열받는 소린 그만하고……. 형, 바지 벗는 것 좀 보여 줘 봐.”
가족 같은 동생, 끈끈한 동료라는 선 앞에서 뱅뱅 맴도는 일은 이제 안녕이다.
선을 넘은 이상, 그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끝까지 가 볼 작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