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내를 풀풀 풍기고 다니는 년.
서윤조는 그런 아이였다.
남자들에게 보여지는 서윤조는 항상 발정이 난 듯 암내를 풍기고 다니는 그런 쉬운 아이였다.
중학교 때에도, 고등학교 때에도,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리로 입사한 작은 건축 사무소에서도.윤조는 쉬운 여자였다.
음담패설을 들어도 아무 말도 못하고, 은근슬쩍 누가 만져도 뭐라 하지도 못하는, 오히려 그런 것을 바라는 것처럼 보이는 그런 여자였다.
그러던 윤조 앞에 나타난 남자 남연준.
“임자가 없어서 그래. 임자가 있다는 걸 알면 누가 감히 추파를 던지겠어.”
“네?”
“왜? 내가 네 임자 해줄까? 내 여자라고 하면 아무도 널 건드리지 못할 텐데.”
남연주의 여자라는 꼬리표.
어쩌면 꽤 오래 달고 다닐 꼬리표.
윤조는 그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제대로 된 남자를 만날 수 없다면 차라리 남연준의 여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혼자 사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말이다.
남연준이라는 제대로 된 바람막이가 생긴다면 앞으로의 삶은 이전보다는 편해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윤조는 연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의 [소문의 여자]가 되기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