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이 있어서 사람이 필요해. 물욕이 없고, 바탕이 선하고, 두 달 정도 여행을 하는 데에 결격 사유가 없는 사람.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면 좋겠군.”
“사정이 있어서 사람이 필요해. 물욕이 없고, 바탕이 선하고, 두 달 정도 여행을 하는 데에 결격 사유가 없는 사람.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면 좋겠군.”
여관 종업원인 해나의 앞에 나타난 지상 최후의 신수 라이오넬.
그의 물음에 해나는 고개를 저었고, 그와의 인연은 그대로 끝일 거라 생각했다.
“라이오넬! 무슨 일 있어요? 라이오넬!”
해나의 손이 라이오넬의 물건을 주워 든 찰나, 빛이 터졌다.
그리고 라이오넬 밀리어드가 반나체로 숲속에서 나뒹굴듯이 끌려 나왔다.
온몸에 흙이 묻은 상태에서도, 상반신은 홀딱 벗고 있는 상태에서도, 라이오넬은 참으로 근사했다.
해나가 생각하기에 그는 진흙으로 온몸을 뒤덮어도 남들보다 잘생김을 뽐낼 만큼 잘생겼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해나는 찬찬히 라이오넬의 목에서 빛나고 있는 족쇄를 쳐다보았다.
족쇄의 끝은 제 팔에서 빛나고 있는 팔찌와 사슬로 이어져 있었다.
그렇게 해나는 어딜 봐도 짐승, 그것도 최상위 포식자인 라이오넬과 끝이 기약된 여행을 나서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