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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6,400
원
상세정보
윤유주
저
6,400
원
2024-06-28
로맨스
전2권
979-11-7313-350-3
그녀를 지옥으로 밀어 넣은 것은 사랑해 마지않은 그녀의 애인. 그와 함께한 1년 동안 눈이 멀고 귀가 닫혀 구렁텅이에 빠진 줄도 몰랐다. 그리고 그 안에 윤치호라는 남자가 아가리를 쩍 벌리고 있는 줄도.
※본 작품은 신체적 폭력 및 강압적 관계 등 호불호가 나뉘는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무슨 말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왜 맞는지도 모르고 말도 못 알아먹겠다, 라…….”
“…….”
“그럼 그냥 모른 채로 죽어도 억울하지 않겠다. 그렇지, 빨강아?”
빨강은 잠깐 막연하게 멈춰 있었다.
비죽 웃으며 내뱉어진 낯선 남자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표정은 한없이 다정하게만 보여,
그 의미를 해석하는 데까지 수초가 걸렸기에.
한가득 걱정을 담아 엄마에게 보낸 메시지에
얄궂은 숫자 ‘1’이 사라지지 않기 시작한 날부터 빨강은 고립되었다.
그녀를 지옥으로 밀어 넣은 것은 사랑해 마지않은 그녀의 애인.
그와 함께한 1년 동안 눈이 멀고 귀가 닫혀 구렁텅이에 빠진 줄도 몰랐다.
그리고 그 안에 윤치호라는 남자가 아가리를 쩍 벌리고 있는 줄도.
“지금까지 있었던 일 전부 설명해 봐.”
“이빨…… 빨강입니다. 스물, 한 살. 흐읍!”
두서없이 흘러나오는 단어들이 빨강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처럼 한없이 투명했다.
히끅, 잔기침을 토하며 바르작거리는 빨강이 제 턱을 움켜쥔 치호의 손을 붙들었다.
“아무것도 안 했, 는데. 왜. 흐윽……. 결백, 한데……. 흐으, 흐, 흑.”
“이거, 순 여우 새끼인 줄 알았더니…….”
남자의 중얼거림을 듣던 빨강의 목이 툭, 꺾였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힘을 줘 꺾어 버린 꽃줄기처럼 가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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