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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샤론 저
9,900원
2023-11-22
로맨스
전3권
979-11-7115-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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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날 자꾸 미치게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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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는, 그 뻔한 말로밖에 설명이 안 되는 감정이었다.
강준이 결혼 상대로 혜준을 선택한 이유는 딱 거기까지였다.
끝까지 다 가져 보기로 한 인생이 너무 비루하고 지루해서,
예쁘고 탐나는 것 하나쯤은 가져 보고 싶었다.
“잠깐만, 같이 살아 볼까 하는데… 어때요?”
“왜요?”
“다들 탐내잖아. 궁금해서. 가지면 기분도 좋을 것 같고.”
이혜준은 삶이 버거워 허덕이는 여자였다.
“만나는 남자가 있어도 문제 삼지 않으시나요?”
그런 주제에 제 애인을 버젓이 소개하고,
강준의 저질스러운 민낯 앞에서도 기죽지 않았다.
적당히, 서로를 할퀴면서
가볍게, 손도 잡고 입을 맞추면서
결혼 생활은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걸 헤집는 그 여름밤이 있기 전까지는.
“내가 당신, 만족시키면 네 애인 안 만날 수 있냐고 묻는 거잖아.”
“그럴 리 없잖아요.”
“아니지, 해 보지도 않았잖아. 나랑도 해 봐.”
폭우처럼 떨어지는 열기에 속수무책으로 젖어 들었다.
상관없었다. 어차피 채워지면 없어질 욕망이니까.
“네가 날 자꾸 미치게 하잖아.”
엉망진창이었다. 머리가 뜨거워 터져 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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