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꽃 이름 천지인 이 싸구려 골목에서 홀로 나무 이름을 가진 여자 김백단.
그 이름처럼 완전히 섞여들지도 벗어나지도 못한 채 백단은 골목 끝에 애매하게 자리를 잡고 서 있었다.
그 골목에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진짜배기’ 장무신.
해룡 건설의 이사인 그는 이 골목의 양아치들과는 다른 진짜 거물이었다.
“다 그런 식으로만 사람을 만나세요?”
“누가 만나재? 가볍게 씹질이나 하자는 건데, 의미 부여하지 마. 사장님.”
그런 그가, 백단을 원한다.
“됐어요. 혓바닥이 길어서 듣고 싶지 않아요.”
“그 혓바닥으로 사장님 보지 죽이게 핥아 줄 수 있는데.”
“…….”
“난 김백단 씨가 마음에 들어. 가슴도 크고 허리도 잘록하고 골반도 크고.”
“……그런 언니들은 다른 곳에도 많아요.”
“그래? 하지만 너만큼 우동을 잘 말진 않을 거 아냐.”
장무신이 백단의 무릎을 잡아서 확 벌렸다.
“아앗!”
놀란 백단이 다리를 오므리려 했다. 그러나 장무신의 허리에 막혀 그럴 수가 없었다.
장무신은 백단이 시장에서 산 면 팬티를 보고 헛웃음을 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