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조는 오래 갇혀 살았다.
은조를 가둔 것은 외숙부.
어머니와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남긴 그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은조를 외숙부는 저택에 가둬놓았다.
그건 외숙부만의 만행은 아니었다.
외숙부와 외숙모. 이모. 이모부. 그리고 사촌들.
모두가 한통속이었다.
그들에게는 계획이 있었다.
온조가 스무살의 생일을 지나며 상속을 받는 순간, 온조를 죽이고 그 재산을 상속받아 나누기로 말이다.
온조는 그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꼭 열흘을 굶은 개들이 먹잇감을 앞에 두고 군침을 뚝뚝 흘리는 눈빛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제가 죽으면 바로 재산을 가로챌 생각에 가득차 있는 인간들.
혹여나 제가 도망칠까봐 저를 가두고 있는 그들.
이제 생일은 며칠 남지 않았다.
저들이 자신을 어떻게 죽이려는지도 은조는 알고 있다.
약물.
사고.
화재.
죽일 수 있는 방법은 많았다.
자신은 혼자이고 저들은 다수다.
자신은 갇혔고 저들은 열쇠를 가지고 있다.
한 번 도망치는 것에 실패한 온조에게 손을 내민 낯선 남자, 수혁.
노골적으로 제 몸을 훑는 수상하기 짝이 없는 남자.
온조는 직감했다.
이 남자라면 자신을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이 남자는 기꺼이 저를 위해서 개가 되어줄 거라고.
적을 물어뜯는 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