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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터널

검은 터널 19

3,800
상세정보
  • 최지원 3,800 2023-04-20 로맨스 전1권 979-11-6938-766-8
  • 그러니까 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내 권속이 되어 살아.
  • 스무 살 생일, 초은이 홀로 지내던 낡은 고시원에 불이 번졌다.
    거대한 화마가 팔을 벌려 위협하는 가운데,
    불길을 헤치고 초은에게 다가온 한 남자.

    “널 구해 주면 난 뭘 얻는데?”
    “…네?”
    “목숨을 구해 주는데 마땅히 대가가 있어야 하지 않아?”
    “사, 살려만 주시면 뭐든 할게요.”

    이 불바다에서 안전하게 나갈 수만 있다면,
    설령 남자가 악마라 해도 상관이 없었다.

    “그냥 나랑 내 집에서 살면 돼.”
    “…네?”
    “같이 살자고. 내 옆에 있으면 너도 사는 게 편해질 거야.”

    그렇게 시작된 음험한 동거.
    음습한 행위를 요구할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진은 초은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고,
    초은은 진이 선사하는 다정함과 안락함에 하루가 다르게 익숙해져 갔다.

    진은 초은에게 은인이었고, 보은의 대상이었다.

    그의 정체를 알기 전까지는.

    * * *

    그러니까 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내 권속이 되어 살아.

    나면서부터 외롭지 않은 적이 없던 아이였다. 늘 정에 굶주리고 사람을 그리워했지.
    그러한 까닭으로 가족이라는 결속은 그녀가 절대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진이 손수 만들어 준 안전하고도 따듯한 울타리는 평생 그녀를 묶어 둘 올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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