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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장미

들장미 19

6,600
상세정보
  • 한종려 6,600 2023-09-04 로맨스 전2권 979-11-7115-209-4
  • 흰 눈이 산 중턱에 걸린 겨울날. 지난했던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지안은 낯선 남자를 만난다. “그쪽도 여기 살러 온 건가?” 검은 차림에 단단한 이목구비, 서늘한 인상의 장신. 권 사장, 낯익은 풍경 속 익숙지 않은 남자였다.
  • ※본 작품은 물리적 폭력을 다루는 장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흰 눈이 산 중턱에 걸린 겨울날.
    지난했던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지안은 낯선 남자를 만난다.

    “그쪽도 여기 살러 온 건가?”

    검은 차림에 단단한 이목구비, 서늘한 인상의 장신.
    권 사장, 낯익은 풍경 속 익숙지 않은 남자였다.

    “도망쳤어?”
    “…….”
    “누가 봐도 도망쳐 나온 꼴인데.”

    듣자 하니 온통 피투성이가 되어 마을에 나타났다는데,
    묻지 않아도 그가 뭐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비딱하게 다리 한쪽을 딛고 서서 희뿌연 연기를 뱉는 것이 자연스럽고 난잡해 보이는 것이….

    “그쪽은 생각을 좀 가려 하는 편이 좋겠네.”
    “제가 무슨 생각을 했는데요.”
    “웬 깡패 새끼가 내 눈앞에 있지.”

    그런데도 점점 묻고 싶어졌다.
    여긴 왜 오게 됐는지, 하다못해 이름은 뭔지.
    굳이 그의 말이 궁금해졌다.

    “너 나 간 봐?”
    “그쪽도 나 간 보잖아요.”
    “원하는 게 뭔데.”
    “…그것도 모르겠는데, 내키는 대로 해 보려고요.”

    살면서 처음 느껴 본 충동.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지안은 멀어지려는 그를 반사적으로 붙들었다.

    어딘가 오싹하고 긴장된 기분이 그와 저 사이에 팽팽한 줄처럼 당겨져 있었다.
    이 겨울이 끝나면 우리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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