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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평화를 위하여

나의 평화를 위하여 19

7,000
상세정보
  • 신겸 7,000 2023-11-14 로맨스 전2권 979-11-7115-521-7
  • “나중에, 진짜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 그때 나 찾아와. 내가 도와줄게.”
  • “나중에, 진짜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 그때 나 찾아와. 내가 도와줄게.”

    치열한 눈치 싸움이 가득한 아동 보호 센터에서 벗어나 입양이 되면 행복할 줄 알았다.
    제가 걸어가는 곳이 더 괴로운 지옥인지도 모르고.

    한순간에 기울어진 가세,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와 언니. 방관하는 어머니.
    그 무엇도 평화를 위한 것은 없었다.
    안면도 없는 저를 물심양면 도와주려는 저 이상한 아저씨를 빼면.

    “너 밥값 하고 싶댔지. 그럼 법 공부해 보자. 내가 지원해 줄게.”

    폭력도, 폭언도 없이 조용한 집 안. 처음으로 미래를 꿈꿔 보았다.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공부라는 재능으로 그의 옆에 서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네까짓 게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그동안 살맛 났을 텐데 어떡하니. 다시 지옥으로 기어들어 와 버렸네.”

    한 달, 짧은 온기는 그대로 빼앗긴 채 다시 어둠에 잠식되고 말았다.
    상처보다 더 큰 오해를 남긴 채.

    *

    개같은 상황에 차마 웃음은 나오지 않아서 눈만 위로 들었다.
    “…….”
    그리고 시선이 걸리는 곳에 그가 있었다.
    본 적 없는 차갑고 감정 없는 눈을 한 채로.
    평화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빠르게 뛰다 못해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다. 가쁜 호흡에 몸도 덜덜 떨렸다.
    하필 이런 곳에서, 이런 모습으로 재회하길 바란 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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