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용사의 철부지(라 쓰고 싸가지라 읽는) 동생입니다.
예! 방금의 소개처럼 저는 삐딱하고 현실감각이 없으며 제멋대로 사는 싸가지 철부지 동생입니다!
형이 용산데 동생은 인성이 왜 그 모양이냐고요!?
“형… 이 새벽에 어디 가?”
“성의 공주님이 납치당하셨대. 형 금방 갔다 올게.”
“안 가면 안 돼? 혼자 있기 싫어…….”
“렌. 모두 형을 기다리고 있어.”
“나도… 나도 형을 기다려! 맨날 기다렸어!!”
“렌, 착하지. 다녀올게.”
내 생일에도!
내가 다쳤을 때도!
열병 때문에 끙끙 앓아누웠을 때도!
드래곤을 물리치러 간다질 않나, 던전을 뚫는다질 않나!! 성에서 잘 살고 있던 공주는 왜 마왕에게 납치되는 건데?! 이놈의 세계는 우리 형 없으면 안 굴러가는 거냐고!!
그러니까 삐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지금에야 용사 복지가 좋아졌지만…. 주는 건 쥐뿔도 없던 10년 전만 해도… 동네 아이들 나눠준다고 내 간식까지 털어갔던 형!! 용사라 칭송받지만, 그거랑 나랑 뭔 상관인데?!
“뭐요??”
“어머머, 저 사람 자기가 말했던 그, ‘렌’이야?!”
“렌? 그!!”
“그래! 마을의 골칫거리 용사 동생 녀석이구나! 철부지라더니 정말이네. 하루가 멀다 하고 시비가 붙잖아? 놀러 온 지 하루도 안 됐는데 본 시비만 세 번이야!”
“쯧쯧. 커서 뭐가 되려고…….”
“뭐요?!”
나는 어깨를 부딪치며 시비가 붙은 덩치를 노려보던 것을 관두고, 나에 대해 떠들어댄 마을 사람들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내 동전 훔친 너 새끼는 이따 보자!
“저, 저 싸가지 없…!”
“이보게!! 그만하게. 용사 덕을 본 게 하루 이틀인가!”
“동생 놈이 뭘 한 건 아니잖아!”
쿠웅! 쿵!
나는 온 힘을 다해 제자리에서 발을 굴렀다. 흙먼지가 일었고 내 돌발행동에 놀란 이들이 말을 멈췄다.
거울을 보고 연습했던 재수 없는 미소를 얼굴에 장착하고 이가 다 드러나도록 입을 크게 벌려 웃었다.
“그래요. 시발. 내가 보태준 거 하나 없는데요? 그런데 님들은요? 저한테 뭐 해 주신 거 있으세요? 시발! 왜 남에 대해서 함부로 떠들고 지랄인데요!! 아저씨네 창문 우리 형이 고쳐줬죠? 그거 다 우리 집 창틀 뜯어서 해 준 거예요, 시이이이발!! 따지고 보면 내 지분도 있다고 !! 님들이 좋다고 뜯어먹는 우리 형 때문에 나도 이만저만 피해를 본 게 아니거덩요!? 어어어어엉?”
나는 고개를 한껏 치켜세우고 그들을 노려보았다.
바락바락 몸을 비틀어가며 소리치자, 떠들던 이들이 질린 얼굴로 뒷걸음질을 쳤다.
나 이렇게는 못 살아!!!
억울해서 못 살아!!
이제 형이랑 안 살아!
속으로 다짐하며 씩씩거리던 그때 파바밧 하고 튀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레엔!”
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