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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왕

서리왕 19

5,400
상세정보
  • 엔이 5,400 2023-04-18 로맨스 전2권 979-11-6938-804-7
  • 역적의 자식이라는 누명을 쓰고 아비의 죽음에 곡조차 하지 못한 채 궐 밖으로 쫓겨난 폐세손 건. 그는 오로지 복수를 위해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스스로를 얼려 버렸다. 건은 그렇게 서리왕이 되었다. 몰아치는 냉기에 숨죽이게 만드는 임금.
  • ※본 작품은 조선을 배경으로 한 가상시대물로, 역사적 사실 등이 실제와 다르니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역적의 자식이라는 누명을 쓰고 아비의 죽음에 곡조차 하지 못한 채 궐 밖으로 쫓겨난 폐세손 건. 그는 오로지 복수를 위해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스스로를 얼려 버렸다.
    건은 그렇게 서리왕이 되었다. 몰아치는 냉기에 숨죽이게 만드는 임금.

    “제, 제발 목숨만은 살려…!”

    아버지를 죽인 숙부를 베고, 그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어린 사촌까지 죽이면서도 후회 따위 한 적 없다.
    다만 허전할 뿐이었다. 오랜 염원을 이뤘음에도 찾아오지 않는 봄에 의문을 느끼며.
    이 겨울은 언제 끝나는 것인가.

    “생각시 하나를 죽이시는 것쯤이야 전하께는 눈을 깜빡이는 것보다 쉬울 것이오나 성군이 되실 전하의 앞날에 흠집을 낼까 두렵사오니, 부디 군주의 은혜를 베푸소서.”

    그런 그 앞에 웬 나인 하나가 나타났다.
    고개를 조아리면서도 제 할 말을 따박따박 쏟아내는 게 거슬리는.

    “소인의 후임이오니 소인이 대신하여 벌을 받겠나이다.”
    “허면 이 자리에서 너를 베어도 억울함이 없겠군.”
    “모든 궁인은 전하의 소유이오니 뜻대로 하옵소서.”

    살려 달라 목숨을 구걸하지 않는 모습에 입꼬리가 비틀렸다.
    한없이 떨리는 어깨를 하고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지.

    “오늘 밤 내 시중을 들거라.”

    문득 궁금해졌다. 저 모습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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