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rachell 저
9,000원
2023-06-14 로맨스전3권
979-11-6938-950-1
“학생. 내가 예의 차려주니까 우스워요? 웃어주니까 막 친구 같고 그런가?” 손만 뻗으면 닿을 가까운 거리에서 허리를 슬쩍 굽힌 그가, 귓가에 입술을 바투 붙이며 짓씹는 듯한 음성을 뇌까렸다. “사람 그만 긁고 액수나 말해, 애기야.” 3월,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계절의 미적지근한 온도 속에서 손바닥에 점차 땀이 배는 것을 느꼈다.
과 동기에게 음란물 합성을 당했다.
“학생은 필요한 게 뭐예요?”
경찰서에서 처음 만난 남자는 대뜸 그것부터 물었다.
“저 돈 필요 없는데요, 영감님.”
영감님, 그 말을 입가에서 되뇌어보던 박치경의 얼굴에 미묘한 변화가 생겨났다.
설핏 찌푸려진 남자의 미간을 시야에 담았다.
“검사를 다들 그렇게들 부른다고 하던데. 기분…… 나쁘셨어요?”
담배 연기를 뱉던 그가 조금 웃었다.
저 웃음은 기분이 나빠 웃는 웃음인가 아니면 재미있어서 짓는 웃음인가,
나는 죄다 궁금했다.
“근데 아까부터 왜 이렇게 개기지.”
경찰서를 오가는 형사들과 중간중간 여유롭게 눈인사를 나누던 박치경이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와 말했다.
“학생. 내가 예의 차려주니까 우스워요? 웃어주니까 막 친구 같고 그런가?”
손만 뻗으면 닿을 가까운 거리에서 허리를 슬쩍 굽힌 그가, 귓가에 입술을 바투 붙이며 짓씹는 듯한 음성을 뇌까렸다.
“사람 그만 긁고 액수나 말해, 애기야.”
3월,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계절의 미적지근한 온도 속에서
손바닥에 점차 땀이 배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