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모마일숑 저
16,800원
2023-09-18 로판전6권
979-11-7115-252-0
“이봐, 이사벨라. 내가 자력으로 이곳에서 나가는 날에는…. …기대해도 좋을 거야.”
가족의 사랑을 받아 본 적 없는 내가 부유한 백작가의 사랑받는 외동딸로 빙의했다.
찬란한 금발에 아름다운 푸른 눈, 모든 게 완벽했다.
“이사벨라!”
“혹시 저를 아시나요?”
“하! 나를 이곳에 가둬 두고 잊은 모양이지?”
숲속 깊숙한 곳의 외딴집에서 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창살 안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아름다운 회청색 눈동자의 남자는,
자신이 카이저 공국의 공자 루카스 블레이드 카이저라고 했다.
무슨 오해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이 여리고 착한 아가씨가 무려 공자를 감금했을 리가 없다.
그렇지만… 만약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내가 빙의하기 전, 그녀가 그런 끔찍한 일을 벌였다면.
“이봐, 이사벨라. 내가 자력으로 이곳에서 나가는 날에는….
…기대해도 좋을 거야.”
나는 어떻게 속죄해야 할까.
*
“이런, 백작 영애의 방을 방문한 공자의 모습으로는 아주 부적절하군.”
그가 말캉한 피부를 문지르다 가슴골로 손가락을 옮겼다. 그러곤 잠옷의 윗부분에 손가락을 걸어 아래로 쑥 끌어 내렸다.
“아!”
깜짝 놀라 외마디 비명이 나왔지만 두려움으로 인해 손끝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출렁하며 내 양쪽 젖가슴이 드러났다. 옷이 어깨와 가슴 아래에 걸려 팽팽해지며 내 가슴을 죄었다. 드러난 젖가슴이 꼿꼿하게 위로 솟아올랐다. 그가 내게서 손을 떼고는 몸을 바르게 폈다.
그에게 내 가슴을 보이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보다는 그가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영문을 알 수 없어 두려움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