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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색범

호색범 19

2,800
상세정보
  • 윤재희 2,800 2022-08-04 로맨스 전1권 979-11-6938-072-0
  • “이름이 범이라고 하더군.”
  • “술에 취했으니 뭐 주절주절 떠들었지. 내한테 과년한 과부 딸이 하나 있는데, 좀 기가 세긴 해서 사내놈들이 죽도 못 쓴다, 그래도 개가를 시키고 싶다- 했더니. 글쎄, 그놈이.”
    “그놈이?”

    저잣거리의 전기수인 양 안달 나게 만드는 아버지의 말솜씨에 호경이 인상을 팍 썼다.

    “아부지, 쫌!”
    “자기가 장가가도 되겠냐고 하드라고.”
    “예?”
    “장가오라 하니 ‘좋소.’라고 말하던데?”
    “……그자 이름이 뭔데요? 아니, 누군지는 아시고요?”
    “씁, 얼굴이랑 어디 사는지는……. 술 때문에 기억이 잘 안 나네.”

    미치겠네, 진짜. 이놈의 아버지를 진짜! 속에서 천불이 날 때, 주 씨가 입술을 달싹였다.

    “아, 근데 이름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

    모두의 시선이 약속이라도 한듯, 주 씨에게 향했다.

    “이름이 범이라고 하더군.”

    어제의 호랑이가 문득 떠오르는 이름이었다.

    *

    “정체가 무엇이냐니.”

    사내가 한 걸음 물러섰던 호경의 팔을 자신 쪽으로 잡아끌었다.

    “내가 정녕 기억나지 않소, 부인?”

    그러더니 희고 고운 호경의 손을 발기된 자지에 슬그머니 갖다 대었다.
    처음으로 만져 보는 사내의 것에 그녀가 저도 모르게 손을 빼려고 했으나, 사내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당신이 구해 준 그 범이오.”
    “버, 범이 어떻게…….”
    “그리고 앞으로 당신의 지아비가 될 이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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