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도 보여 줘. 아까 같은 표정….” 블레이크는 뜨거운 손가락으로 로렌의 볼을 문질렀다.
※강압적인 관계와 가부장적인 가치관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나옵니다. 또한 본 작품은 의붓남매 간의 사랑을 다루고 있으며, 집필 의도를 살리기 위해 형제간의 호칭을 한국식으로 표기하였습니다. 이용 시, 참고 바랍니다.
두 사람은 동생들을 사랑했고, 서로를 사랑했다. 혈연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둘 사이에는 남매로서의 애정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었다.
부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강한 유대감이.
“나한테도 보여 줘. 아까 같은 표정….”
블레이크는 뜨거운 손가락으로 로렌의 볼을 문질렀다.
“사랑받고 싶어 죽겠다는 표정 말이야. 왜 그런 얼굴로 다른 남자를 봤니? 네가 원하는 걸 그 남자가 줄 것 같아서?”
“오빠….”
“하지 마.”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목소리. 그가 가슴팍을 밀어내려는 로렌의 양 손목을 단단히 움켜쥐었다.
“날 밀어내지 마. 또 한 번 그러면 후회하게 될 거야. 내가 두말하지 않는 거 알지, 로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에게 팔목이 붙들린 채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었다. 팔이 아파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자, 블레이크가 천천히 팔을 놓아주었다.
그와 동시에, 로렌은 어딘가에 풀썩 쓰러졌다. 푹신하고 부드러운 것이 몸에 닿은 순간 알아차렸다. 자신이 조금 전 보았던 나풀거리는 분홍색 침대 위에 눕혀져 있다는 걸.
“넌 내 아내야. 난 네 남편이고, 저 애들은 우리 애들이야.”
***
재혼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아온 의붓남매 블레이크와 로렌.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자 두 사람은 쌍둥이 동생을 함께 키우기로 결심한다. 4년 후 어느 날, 로렌이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모습을 본 블레이크는 심한 질투를 느끼게 되는데….
서서히 밝혀지는 어스틴가(家)의 비밀, 그리고 금단의 사랑. 오래된 저택을 배경으로 한 고딕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