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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잡하신 후배님

난잡하신 후배님 19

3,300
상세정보
  • 콩켸팥켸 3,300 2022-09-21 로맨스 전1권 979-11-6938-234-2
  • “그, 그런 적 없어요. 진짜로, 별로였다니까요. 난 전혀 못 느꼈다고요.”
  • 숙취에 시달리며 눈을 떴는데 낯선 호텔 방이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에 턱 하니 올려져 있는 게 잠든 남자의 팔과 다리이고,
    심지어 그 팔과 다리의 주인이 지난밤 그녀가 까버린 남자이자 평소 별 관심도 두지 않던 같은 부서의 신입인 것을 깨달았을 때,
    ‘눈앞이 캄캄하다’라는 표현만큼 이 상황에 잘 어울리는 것이 있을까.

    ***

    “미개봉 상품입니다만.”
    그는 코끝에 걸려 있는 안경을 벗어 책상 위로 툭 던져버렸다.
    안경에 가려져 있던 길고 짙은 눈매가 아무런 가림막 없이 그녀를 똑바로 내리쏘아보자 예주의 눈동자가 흠칫하며 작게 술렁거렸다.
    “뭐, 뭐가요?”
    “뭐긴 뭐겠어요. 내 좆대가리지. 딴 여자들이 한 번도 안 까본 새 상품이라고, 이 좆대가리가.”
    재킷을 벌리고서 오른쪽 허벅지 쪽으로 길게 늘어져 있는 페니스를 툭툭 건드리며 재후가 상스럽게 뇌까렸다.
    “시식은 한 입 먹어봤을 때나 시식이지, 새 상품을 포장지 까서 밤새도록 씹고 뜯고 맛보고 불알이 텅텅 빌 때까지 즐겨놓고서 이제 와서 시식이라니. 우 대리님, 생각보다 뻔뻔하시네.”
    “최재후 씨! 무슨 말을…….”
    재후는 허리를 숙여 두 사람의 숨결이 섞일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에 붙이고서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사실대로 말해봐요. 그날 진짜로 별로였어요? 정말로 못 느꼈냐고. 내가 아랫구멍 빨아줄 때 더 세게 빨아달라고 보챘으면서, 나한테 박힐 때마다 숨넘어갈 듯이 헐떡대면서 사람 미치게 조여 대놓고, 내가 구멍 좀 쑤셔줬다고 그렇게나 줄줄 흘려댔으면서, 진짜예요, 우 대리님? 진짜로 그 말, 책임질 수 있겠어요?”
    나직하게 속살거리는 목소리에는, 진짜가 아닐 때는 가만있지 않겠다는 협박이 은은하게 배어 있었다.
    예주는 자칫 닿을 듯이 가까워진 재후의 입술을 피해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바람에 드러난 가느다란 목덜미가 조금 전보다 확연히 붉었다.
    “그, 그런 적 없어요. 진짜로, 별로였다니까요. 난 전혀 못 느꼈다고요.”
    예주는 마른침을 꼴깍 삼키고는 빠르게 뱉어냈다.
    가늘게 뜬 눈으로 그새 조금 더 붉어진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던 재후가 한쪽 입꼬리를 늘리며 피식 웃었다.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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