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비를 찾기 위해 궐에 들어온 라희는 호를 만난 이후, 자연스레 궁궐의 온갖 권모술수에 휘말리게 되는데…. 침방 나인에서 정1품 ‘빈’의 자리까지 오른 라희의 궁궐암투극.
“반남의 여식이 나타나면 나비도 꽃인 줄 알고 곁을 맴돈다던데….”
“어….”
“소문이 정녕 사실인가 봅니다. 한겨울에 나비라니.”
처음엔 그저 작은 나뭇잎이 떨어진 줄 알았다.
그런데 나뭇잎이 다시 날아 그녀의 눈앞을 스쳤다.
하얀색, 분명 나비였다.
날이 따듯해져서 나비가 봄인 줄 알고 잠시 깨어난 걸까.
민혜도 처음이었다. 겨울에 나비를 본 건.
게다가 나비는 정확히 민혜의 주변만 맴돌고 있었다. 그가 말한 소문처럼.
“그림 때문일 겁니다. 그림이 너무… 진짜 같아서.”
“그렇다기엔 나비가 너무 낭자의 주변만 맴도는 것 같은데…. 나비의 눈에도 저 그림 속 꽃보다 낭자가 더 향기롭고 아름답나 봅니다.”
청의 눈엔 그저 민혜가 꽃이었다.
내가 저 나비라면 봄, 여름, 가을, 겨울 한시도 빼놓지 않고 그녀의 곁만 맴돌 텐데.
※위 작품은 <모란꽃의 후궁, 화비>의 별전으로, 부제는 청혜록(靑惠錄)이며 청명군과 민혜의 과거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