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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민쿠 저
14,700원
2022-07-26
로판
전5권
979-11-693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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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의 관계는 예측할 수 없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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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신이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을 테니, 당신도 내 일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결혼식 전에 확실히 말해두고 싶은 게 있어.”
디프린은 몸을 돌려 이벨린을 응시했다.
“난 당신이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을 테니, 당신도 내 일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
“당신에게 손끝 하나 댈 생각이 없다는 것도 알아둬. 물론 방도 따로 쓸 거고.”
디프린은 고용인들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것처럼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미리 읊었다.
그런 디프린을 보며 이벨린은 생각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2년 뒤 그와 이혼하겠다고.
기왕이면 위자료까지 왕창 챙겨서.
그러나 이런 이벨린의 결심과 달리, 그와의 관계는 예측할 수 없게 흘러갔다.
* * *
“왜 이렇게 이혼을 거부하는 거죠? 자존심 때문인가요?”
“원하지 않으니까.”
“절 사랑하지도 않잖아요!”
디프린이 이벨린의 허리를 감싸고 뒷덜미를 잡아당겼다.
온몸을 집어삼킬 것 같은 키스였다. 아프게 입술을 깨물고 입 안을 유린했다. 숨을 제대로 쉬기 힘들 정도였다.
이벨린이 그의 가슴을 여러 번 세차게 때리자, 그가 겨우 입술을 떼어냈다.
“당신이 원하는 사랑이라는 게 이런 거 아닌가. 입술을 맞대고 침실에서 사랑을 나누고.”
빈정거리는 말투에 이벨린이 그를 쏘아봤다. 디프린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벨린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지금 당장 침실로 가지. 원하면 다정하게 사랑을 속삭이며 안을 수도 있어.”
“……정말 실망이에요.”
“이미 난 당신에게 최악인 남자가 아닌가? 실망이라 해도 별스럽지도 않군.”
디프린이 그렇게 말하며 이벨린의 입술에 다시 한번 입술을 눌렀다.
“이벨린. 나한테 이혼이라는 선택지는 없어. 그러니까 당신이 생각을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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