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 “…….” “나는 오늘 너한테 키스하러 왔어.” 그 말과 함께 입술이 내려앉았다. 세심하게 움직이는 혀끝에 정은 절망하고 말았다. 반응하고 싶지 않았는데, 몸이 자꾸만 그에게 반응했다. “날, 기억하는 편이 좋을 거야.” 그를 한순간도 잊은 적 없었다는 듯이.
“징크스는 이제 괜찮아졌나 보네.”
“…….”
“그게 아니면, 네 야해 빠진 징크스를 해결해 줄 남자를 찾았거나.”
오랜만에 재회한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기억을 잃었다는 정의 말에도 넘어가 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정이 조용히 주먹을 꽉 쥐었다.
“미친, 사람으로 신고하기 전에, 나가요.”
“진짜 기억을 잃은 건지, 잃은 척을 하는 건지.”
남자의 냉소적인 목소리 위로 환청이 들렸다.
너는 내 뮤즈니까.
속삭이던 다정한 목소리. 그 위로 다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아.”
“…….”
“나는 오늘 너한테 키스하러 왔어.”
그 말과 함께 입술이 내려앉았다. 세심하게 움직이는 혀끝에 정은 절망하고 말았다.
반응하고 싶지 않았는데, 몸이 자꾸만 그에게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