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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 저
3,200원
2022-01-26
BL
전1권
979-11-6758-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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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인데 조신한 걸레, 뭐 그런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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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 애인을 하루걸러 갈아치우는 문란한 알파.
유인하는 그 질 낮은 소문의 주인공이자, 잿빛이던 재언의 삶에 갑작스레 들이닥친 빛이었다.
“저 지금 히트 올 것 같은데…….”
그 다정함에 한 발짝이라도 다가갈 수 있다면.
자신을 속이고 상대를 속여서라도, 유인하에게 한 번 더 닿을 수 있다면.
“……저랑 하실래요?”
알약 두 개가 재언의 손바닥 위로 놓였다. 벌써 숨이 찬 것처럼 가슴이 부풀었다.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 * *
“……나 지금 페로몬 개방했는데.”
“…….”
“재언 씨 왜 멀쩡해요?”
그의 손가락이 재언의 유륜 주위를 둥글게 그렸다.
“……발정긴데, 여긴 왜 하나도 안 부었지.”
발밑이 쑥- 꺼지는 기분이었다. 두근두근,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가슴팍을 둘러싼 살갗이 박동을 따라 들썩이는 게 보일 정도였다.
변명하려고 고개를 쳐든 순간 끌어당겨졌다. 입술이 무언가에 부딪혔다. 눈앞에 깊게 잠긴 하나의 세계가 보였다. 인하의 눈동자였다.
재언은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쳤다. 하지만 그럴수록 입맞춤이 깊어졌다. 몸을 끌어당기는 힘이 더욱 강해져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숨이 막혀서 몸이 늘어질 무렵에야 입술이 떨어졌다.
“나한테 볼일 다 끝났어?”
뜨겁고 축축한 숨결이 입술 위로 쏟아졌다. 우스워 죽겠다는 듯, 혹은 허탈하다는 듯 웃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드니 어깨를 떨며 짧게 웃고 있는 인하의 모습이 보였다.
“어떡해요. 재언 씨.”
그의 손이 부드럽게 재언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연인에게 속삭거리듯 다정한 목소리가 온통 재언에게로 쏟아졌다.
“나는 안 끝났어요.”
말하는 두 눈은 검고 아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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