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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비비 저
12,900원
2022-02-25
BL
전4권
979-11-6758-6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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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었냐? 지금 좋아한다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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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대신 전기구이 통닭. 초코케이크 대신 버터케이크. 돈이 부족해 사지도 못한 피자.
여덟 살 생일파티. 그날 이후 줄곧 왕따였던 연우는 언제나 죽음을 동경했다.
밥에는 잉크가 쏟아졌고, 국에는 가래침이 섞였다. 팔뚝에는 시퍼런 멍이 사라질 날이 없었다.
하나뿐인 가족인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저 역시 생을 놓을 생각이었다.
“너 이제 나랑 밥 먹어.”
“잉크는… 사람이 먹는 게 아닌데. 맛이 궁금하면 남 주지 말고 니가 처먹지 그래.”
“겁먹지 마. 나 싸움 조오오온나 잘해.”
개처럼 엎드려 가랑이 사이를 기던 연우 앞에 나타난 전학생은 방관자도, 가담자도 아니었다.
“웃을 줄도 아네, 너.”
정의조차 할 수 없었던 구원자였고,
“좋아한다는 뜻이잖아, 병신….”
감히 마음에 품은 첫사랑이었다.
“나 남자에 취미 없거든. 내가 생각하는 그런 거는 아니었으면 하는데.”
“너는 기억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거야.”
지옥에 빠져 허우적대면서도 끝까지 그를 놓지 못했던 이유는….
“그래도, 버티지 말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다 잊어서 미안해.”
그러니까, 그를 훨씬 더 사랑하게 된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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