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는 이름의 광기로 쓴, 이 재앙 같은 치정극이 막을 내리는 날 사랑하기에 죽이는 자, 누구일까.
※ 본 작품에는 위계, 위력, 심리적 지배와 기만에 의한 성적 동의 및 강압적 성행위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감상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본 작품은 정신 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이 출간되기 이전의 시대를 다룹니다. 용어 및 작중에 등장하는 정신 질환의 묘사는 현재 및 현실과 상이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저씨가 잠들면
죽이고픈 아저씨가 깨어난다.
저를 전쟁터에서 구해 키워 준 아저씨, 에드윈을 짝사랑하는 지젤.
그러나 이 나라에서 가장 고귀한 그와 가장 천대받는 제가 연인이 될 수는 없는 법.
단념하려 아무리 애를 써도 다정한 그에게 자꾸만 마음이 기울던 어느 밤….
“사랑해, 지젤.”
“여, 여자로… 사랑하신단… 뜻이죠?”
“그게 아니면 뭐겠어. 내가 널 딸처럼 사랑하면 이럴 것 같아?”
거짓말처럼 에드윈과의 사랑을 이루지만
“진심으로 아쉽지만 소꿉장난은 이제 끝이야.”
사랑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아저씨라니까 무슨 짓을 해도 받아 주더군.
징그러웠어. 애를 주워서 개로 키웠잖아.
아저씨는 이중인격자이며
지젤은 그가 죽인 적의 인격인 ‘로렌츠’에게 농락당했을 뿐.
“내가 아저씨의 인격을 죽이고 이 몸을 차지해서 널 사랑해 주는 건 어떨까?”
“난 너 따위 거머리의 사랑은 필요 없어. 널 죽이고 말 거야.”
“사랑해요. 아저씰 사랑하니까 제발 저도 사랑해 주세요.”
“지젤, 난 널 잃고 싶지 않아. 이런 식으론 더더욱.”
손수 키운 아이를 여자로 볼 수 없는 에드윈.
이젠 그를 남자로 볼 수밖에 없는 지젤.
그리고 이들의 불협화음을 부추기는 로렌츠.
공존할 수 없는 세 욕망은 격돌을 피하지 못하고
끝내 재앙을 일으키는데….
“네가 이겼어. 이젠 만족해?”
욕망이라는 이름의 광기로 쓴, 이 재앙 같은 치정극이 막을 내리는 날
사랑하기에 죽이는 자,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