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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가 빨개지는 온도

복숭아가 빨개지는 온도 19

3,500
상세정보
  • 현지훈 3,500 2022-08-25 로맨스 전1권 979-11-6938-141-3
  • “그냥 충동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 거예요? 다들 이렇게 충동적으로 살아요?”
  • 얼굴도 모르는 목소리의 주인공, 차연수를 의식해 오던 서단주는
    그녀와 직접 만난 후 어떻게든 자신의 여자로 만들겠다 다짐한다.

    복숭앗빛 나비를 형형색색 아름다운 것들로 유인하여 제 곁에 살포시 내려앉은 순간,
    영영 도망가지 못하게 가둘 것이라고 그답게 오점 없는 계획을 세워 보지만
    눈앞에서 팔랑대던 나비는 잡힐 듯 말 듯, 그의 속을 태운다.

    그래도 괜찮았다.
    떠나려 한다면 가둬 놓고, 날아가려 한다면 날개를 찢어 옆에 두면 되니까.

    ***

    “이뻐 죽겠네. 차연수.”
    “왜 나한테 이랬어요?”
    “…….”
    “그냥 충동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 거예요? 다들 이렇게 충동적으로 살아요?”

    또박또박 따져 묻고 싶은데, 눈물이 쏟아져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 내며 투정 부리듯 말을 쏟아 냈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요. 당신은 그냥 잊으면 되겠지만, 나는….”
    “차연수.”

    결국 서러움이 극에 달해 그의 어깨를 주먹으로 마구 내리쳤다.
    그가 손목을 부드럽게 잡아 나를 당겨 안았다.

    “손, 하지 마. 차라리 물어.”

    그 와중에 그는 아픈 내 손목을 걱정했다.

    “그렇게 배려심 많은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부질없이 흩어지는 말에 남자는 내 머리카락을 몇 번 쓸어 넘기며 또, 또 씩 웃었다.
    정말 얄밉다. 억울한 마음에 노려보자 그가 천천히 일어서서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주 담백한 걸음으로 욕실로 들어갔다.

    “나쁜 새끼….”

    그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내 눈이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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