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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고 배덕한 비밀

찬란하고 배덕한 비밀 19

4,000
상세정보
  • 마가린 4,000 2021-05-21 로판 전1권 979-11-6470-983-0
  • “일라, 가족이란 건 말이야. 고통을 함께 나누어야 하는 존재래.”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안 가요, 오라버니.” “일라, 사랑해.”
  • ※본 작품은 남매간 근친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용 시, 참고 바랍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오라비가 집으로 돌아왔다.

    명망 높던 루델로 가문은 아내를 잃은 가주의 절망과 함께 나락의 길을 걷는다.

    성인이 되자마자 수도로 올라간 오라비는 무심하게도 연락이 없다.
    천천히 무너져 가는 아비와 가세를 짊어진 것은 딸, 일라 루델로였다.

    황실 기사단에서 크고 작은 공을 여럿 세웠다는 오라비의 소식을
    ‘타인의 입’을 통해 전해 들어야 했던 그녀는 이 관계를 가족이라 불러도 괜찮을지 염려스럽다.

    “오랜만이구나.”

    그녀의 기억 속 모습보다 한 뼘 더 넓어진 어깨.
    귀족 영애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던, 흠잡을 데 없는 기사님.

    “돌아오신 건가요?”
    “내가 불편한가?”

    입술이 느슨한 포물선을 그리며, 장난스럽지만 다정하게 대꾸해 왔다.
    하지만 그녀는 악귀를 맞닥뜨렸을 때나 느낄 수 있는 원인 모를 공포에 사로잡혔다.

    “일라, 가족이란 건 말이야. 고통을 함께 나누어야 하는 존재래.”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안 가요, 오라버니.”
    “일라, 사랑해.”

    뒤틀린 사랑 고백을 보았을 신의 비웃음이 들렸다.
    가족이란 이름 아래 지어진 죄, 그 끝은 지옥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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