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행동이 주제넘은 짓이라고 생각 안 들어?” 남자와의 대화는 늘 벽이나 문을 사이에 두고 이어졌다. 단골을 자처하면서도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는 남자가 언제부터 신경 쓰였을까. “돈 주고 부리는 사람이면 잘해 줬다가 차갑게 대하다가, 그렇게 기분 내키는 대로 하셔도 돼요?”
“지금 하는 행동이 주제넘은 짓이라고 생각 안 들어?”
남자와의 대화는 늘 벽이나 문을 사이에 두고 이어졌다.
단골을 자처하면서도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는 남자가 언제부터 신경 쓰였을까.
“돈 주고 부리는 사람이면 잘해 줬다가 차갑게 대하다가, 그렇게 기분 내키는 대로 하셔도 돼요?”
그가 닫힌 문밖으로 나와 인사를 해 주고, 서툴게 말을 걸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도 모르게 조금은 기대했다.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문안에 숨어 얼굴을 내보이지 않던 사람이 스스로 내게 다가왔으니까.
“…넌 내가 돈을 주면 시키는 대로나 해.”
“애초에 여지를 준 건 당신이잖아요. 그럼 왜 나한테 틈을 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