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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뱀

검은 뱀 19

3,200
상세정보
  • 박온새미로 3,200 2021-02-01 로판 전1권 979-11-6470-715-7
  • ‘뱀 비린내가 진동을 합니다, 아가씨.’ 수상한 노파의 한마디는 비비아나의 가슴 속에 잠들어 있던 불안감을 깨우는데….
  • ※본 작품에는 뱀의 짝짓기를 연상케 하는 요소(두 개인 성기, 산란 등) 외에도 항문 성교, 모유플, 볼버스팅과 같이 호불호가 나뉘는 키워드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비비아나 도에테는 가문의 부흥을 위해 살아왔다.
    신관이 되기 위해 엄격하게 통제된 삶, 정결과 무욕을 강요하는
    이 지긋지긋한 집안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죽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기회는 그녀의 난봉꾼 오라비 로하넬에 의해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아들의 노름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된 백작 부부가 비비아나를 결혼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절벽 위 꽃을 신부로 사들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지참금을 챙겨 도에테가로 몰려들었다.
    그중에는 저주받았다, 흉흉한 말들이 떠도는 빈홀프 공작의 사람도 있었다.

    「첫째, 비비아나(이하 갑)는 나흘에 한 번, 지정된 곳에서 밤을 보낸다. 그 후 사흘 동안 블랙 우드 숲의 호수에 몸을 담가 몸을 씻어 낸다.
    둘째, 백 번의 밤을 보내고 나서 클로비스 빈홀프(이하 을)와 결혼식을 올린다. 그전까지 갑과 을은 만날 수 없다.
    셋째, 갑은 어떤 일이 있어도 공작가를 떠날 수 없다.」

    내밀어진 조건들이 묘했으나, 비비아나는 기쁘게 받아들인다.
    묘한 곳에서 발가벗은 채, 누군가 지켜보는 것 같은 시선을 느끼며 98번의 밤을 보냈다.
    그렇게 99번째 밤을 앞둔 어느 날, 평소처럼 몸 정화를 위해 블랙 우드 숲을 찾은 그녀의 앞에 한 노파가 나타난다.

    ‘뱀 비린내가 진동을 합니다, 아가씨.’

    수상한 노파의 한마디는 비비아나의 가슴 속에 잠들어 있던 불안감을 깨우는데….

    *

    검은 눈동자를 가까이에서 마주한 비비아나는 숨을 들이마셨다. 그의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그 깊은 어둠은 그녀를 삼키고 안온하고 고요한 침묵으로 감싸줄 것 같았다.
    서늘한 입술이 또다시 그녀의 뺨을 쓸었다.
    ‘하….’
    그녀는 눈을 감고 매끄럽고 부드러운 촉감을 즐겼다. 남자가 귓가에서 쿡쿡 웃음을 짓자, 부드러운 숨결이 그녀의 귓바퀴를 쓸고 귓구멍을 훑었다.
    귓가에 솜털이 바짝 섰다.
    ‘너무 오래 기다렸어.’
    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은밀해서 등허리가 간질간질할 정도로 자극적이었다.
    ‘나, 나를요?’
    ‘그래, 너를. 내 암컷.’
    가슴을 움켜쥐는 손길에 기꺼이 복종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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