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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활하게 혹은 상냥하게

교활하게 혹은 상냥하게 19

3,100
상세정보
  • 은하나 3,100 2020-12-07 로맨스 전1권 979-11-6470-621-1
  • “…이러려고 술 마시자고 한 거였어?” “그럼 안 되나?” 문득 그녀는 태윤이 아직도 자신의 손목을 꽉 움켜쥐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원하는 것을 얻기 전에는 절대 풀리지 않을 듯 단단한 힘이 들어간 그의 손은 족쇄 같았다.
  • 혜서는 6년 동안 사귀었던 연인과 헤어졌다.
    캠퍼스 커플로 시작해, 도형이 공무원 시험에 붙기까지 3년 동안 뒷바라지를 했다.

    사귄다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이어지는 드문드문한 만남에도
    서로의 이 거리감에 덤덤해지는 것이 어른다운 태도일 것이라 여기며 드는 회의감을 애써 무시했다.

    “혜서야. 나 다른 애 만나고 있어.”

    그 한마디에 막연하게 그려보곤 했던 둘의 미래가 산산조각이 날 줄 알았더라면, 그녀는 진작 그만두었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술도 팝니까?”
    “아뇨.”
    “팔지 않더라도 한잔합시다. 술 필요하잖아요.”

    평소라면 묵묵히 감내했을 서글픔도, 이 남자의 부드러운 제안에 털어놓게 된 것은…….

    *

    “어때. 아직도 세상이 둔하게 느껴져?”

    혜서는 멍하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리 없이 코앞에 다가온 그가 혜서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사냥감의 목덜미를 물어뜯는 순간마저 우아하고 관능적인, 고양잇과의 맹수쯤 될까.

    “…이러려고 술 마시자고 한 거였어?”
    “그럼 안 되나?”

    문득 그녀는 태윤이 아직도 자신의 손목을 꽉 움켜쥐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원하는 것을 얻기 전에는 절대 풀리지 않을 듯 단단한 힘이 들어간 그의 손은 족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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