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반갑습니다. 서홍 재단 이사장 한정우입니다.” 한정우. 목까지 차올랐어도 차마 내뱉지 못한 그 이름, 속으로만 부르던 그 이름.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나올 것 같던 그 이름의 주인이 도연의 앞에 느른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서홍 재단 이사장 한정우입니다.”
한정우.
목까지 차올랐어도 차마 내뱉지 못한 그 이름, 속으로만 부르던 그 이름.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나올 것 같던 그 이름의 주인이
도연의 앞에 느른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도연아, 오랜만이네. 너 찾는 데 딱 13년 걸렸어.”
“…진짜 미쳤어?”
“13년 동안 이렇게 너 볼 날만 기다렸는데 안 미치는 게 더 이상하지, 도연아.”
13년 전, 제가 도망친 후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했다.
마음 한쪽에 죄책감을 묻어 놓은 채 한정우를 잊으려 애썼다.
그런데 도대체 왜, 13년이나 지난 이제야.
“도연아, 내 뒤통수치니까 좋아?”
“…난 그런 적 없어.”
한정우의 손가락이 몸을 스치는 감각이 생경했다.
여전히 짙은 그의 눈동자가 도연을 질식시킬 것처럼 감아왔다.
동시에 한정우가 거침없이 도연의 입술을 집어삼켰다.
“네가 그런 식으로 날 떠난 게 배신이 아니면 뭐야.”
***
한 번도 누군가 앞에 드러내 본 적 없는 곳이다. 심지어 도연마저도 본 적이 없는, 제일 내밀한 곳이었다. 그러나 그는 살을 열어젖혀 그 안을 샅샅이 확인하듯 눈으로 쓸었다. 어떤 여과기도 없이 그대로 와 닿는 생경한 촉감에 도연은 미칠 것만 같았다.
“주름이 움찔거려.”
“으응…….”
“도연아. 지금 벌 받는데 흥분했어?”
정우의 손이 더 아래로 내려와 질구를 더듬었다. 아까부터 새어 나오던 불투명한 애액이 그의 손에 묻어났다.
“도연이는 늘 벌 받을 때마다 흥분하네.”
“아니…….”
그가 도연의 보드라운 엉덩이를 한 손에 쥐고 주물렀다. 통제할 수 없는 움직임에 도연은 어쩔 수 없는 쾌감을 느껴야 했다. 불안정하게 내려간 상체 때문에 정신은 없고, 엉덩이를 괴롭히는 손길이 점점 도연의 성욕을 부추겼다.
“여기까지 예쁘면 어떡하지. 매일 보고 싶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