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가의 상속녀, 악마와 손을 잡다. 복수가 끝나는 시점에서 다시 속삭여오는 악마의 제안. 악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갈렛. 그녀를 놓아주고 싶지 않은 악마 필립. 그리고 갈렛을 영혼을 다해 사랑하는 남자 가브리엘. 마침내 갈렛은 선택을 하고 마는데….
공작가의 상속녀, 악마와 손을 잡다.
오펜하임 공작가의 상속녀 갈렛은 낙마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고 만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비관하던 갈렛은 자신의 사고는 물론 부모님의 죽음까지 재산을 노린 친척들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네 부모를 죽인 자들과 너를 이렇게 만든 자들에게 처참한 복수를 안겨주는 거야. 생각만 해도 짜릿하지 않아?”
악마의 속삭임일까 아니면 신이 주는 기회일까.
“한 명씩 죽일 때마다 네 몸의 자유를 되찾게 해줄게. 한 명을 죽이면 오른손을, 또 한 명을 죽이면 왼손을. 그리고 전부 다 죽이면 너는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게 되는 거야. 자유롭게. 간단하지?”
악마는 그렇게 다가왔고, 그녀는 악마의 손을 잡았다.
“조력자를 찾아. 혼자서는 할 수 없을 거야. 아름답고 부유한 상속녀를 위해서라면 영혼까지 바칠 남자는 얼마든지 존재하니까.”
그렇게 해서 찾아낸 조력자는 저택에 새로 들어온 집사 가브리엘.
“저는 악마는 믿지 않지만 신은 믿습니다. 그리고 아가씨께서 제 생명을 구해주신 적이 있으십니다.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자신이 기차에서 목숨을 구해줬다는 남자 가브리엘.
그를 이용한 갈렛의 복수가 시작된다.
한 명씩 죽여 갈수록 악마는 약속대로 그녀의 몸을 자유롭게 해주지만 악마와의 계약과 가브리엘을 향한 사랑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갈렛.
“네 영혼을 자유롭게 해주는 대신 가브리엘의 영혼을 내게 넘겨.”
복수가 끝나는 시점에서 다시 속삭여오는 악마의 제안.
악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갈렛.
그녀를 놓아주고 싶지 않은 악마 필립.
그리고 갈렛을 영혼을 다해 사랑하는 남자 가브리엘.
마침내 갈렛은 선택을 하고 마는데….
[ 본문 중에서 ]
“엎드려, 갈렛. 개처럼 말이야.”
명령에 거부할 수가 없다.
갈렛이 차가운 대리석 위에 두 손을 짚고 무릎을 세운 채로 엎드렸다.
팬티는 무릎 아래까지 내려가 있고 드레스는 허리 위로 걷혔다.
허리까지 끌려내려온 드레스 위로 출렁이는 젖가슴은 여전히 필립의 손에 잡힌 채였다.
속살이 드러난 뒤쪽에 단단하고 뜨거운 살덩이가 닿아왔다.
금방이라도 비부를 가르고 찔러 들어올 것처럼 문질러대는 단단한 것의 느낌에 갈렛이 아찔한 쾌감을 느꼈다.
밖에서 가브리엘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가 너무 가깝다.
이렇게 가까이 있다면 자신이 내는 신음소리도 전부 들릴 것이 분명하다.
“소리 질러, 갈렛. 참으면 쓰나.”
이 상황이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 필립이 웃어댔다.
“가브리엘이 들어와서 우릴 보면 좋겠어. 그러면 설명을 해야 할 거야. 섹스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누군지 설명해줘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 실은 악마와 계약을 했다고? 저 착실하고 신실하기까지 한 가브리엘에게?”
“아!”
짧은 단발의 신음을 토하며 갈렛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뒤쪽에서 필립이 단숨에 꿰뚫었기 때문이다.
뜨거운 페니스가 찔러 들어오는 순간 바닥을 짚은 갈렛의 손이 비틀거리며 무너졌다.
그런 그녀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고 필립이 퍽퍽 찌르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하윽! 아! 아아!”
누가 들어도 상관없어진 갈렛이 몸이 흔들릴 때마다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열기 가득한 교성을 들으며 필립이 그녀의 몸을 흔들며 탐욕스럽게 허리를 쳐올렸다.
“하앗! 앗! 아! 아아!”
아랫배 안으로 찔러 들어오는 성기의 단단함과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열기가 선명하게 전신을 뒤덮어왔다.
격렬한 쾌감이 둥줄기를 타고 올라와 뒷목이 달아올랐다.
이미 절정은 진즉에 도달했다.
절정에 절정을 더한다는 감각이 아마 이런 것이리라.
“갈렛, 팔 다리가 움직이는 기분이 어때? 네가 복수를 마치는 날에는 이 자유가 온전히 네 것이 되는 거야.”
필립이 무슨 소리를 하든 귀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지금 갈렛의 머릿속을 점령한 것은 단 하나 열기, 그리고 쾌감, 오싹한 전율 밖에 없다.
전신이 쾌감 덩어리라도 된 듯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갈렛.”
차가운 속삭임이 귀를 건드리는 순간 그녀의 몸 안에 뜨거운 것이 울컥 울컥 쏟아졌다.
뒤쪽에서 페니스가 빠져나가는 것과 동시에 뜨거운 것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잊지 마. 나는 항상 보고 있다는 걸. 네가 무엇을 하든, 무슨 생각을 하는 지까지 전부 다 알고 있어. 전지전능한 악마니까.”
속삭임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갈렛의 전신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다시 오른 손을 제외한 몸의 모든 곳이 마비가 되며 갈렛이 차가운 바닥에 쓰러졌다.
“필립?”
불러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필립.”
자신을 이렇게 내버려두고 그 빌어먹을 악마는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이 꼴로 버려두고 가면 어쩌란 말인가.
그때 머리맡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최악이다.
“아가씨?”
들어선 것은 가브리엘이었다.
그 순간 갈렛이 태어나서 단 한번도, 하다 못해 삼촌 헨리와 에밀리에게도 퍼부어본 적 없는 저주를 속으로 퍼부었다.
물론 그 대상은 필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