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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

연화 19

3,800
상세정보
  • 고윤별 3,800 2020-04-21 로맨스 전1권 979-11-6470-250-3
  • 거대한 폭포의 한가운데, 시퍼런 물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운 비단이 떠 있었다. 물 속에서 겨우 건져낸 여인의 모든 것은 덕우가 태어나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여인. 분명 목숨만 구해주고 돌려보낼 심산이었는데, 자꾸 욕심이 생긴다.
  • 풍덩.
    거대한 폭포의 한가운데, 시퍼런 물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운 비단이 떠 있었다.

    “이보시오. 정신 좀 차려보시오. 죽었어? 죽을 거면 곱게 죽든가!”
    “……왜 나를 구했지?”
    “지금, 지금 말한 거요? 들을 줄도 알고 말할 줄도 아는 거요?”

    햇빛이라고는 한 번도 보지 않았을 것 같은 새하얀 피부,
    산딸기보다 더 붉은 입술과 검은 눈동자.

    물 속에서 겨우 건져낸 여인의 모든 것은 덕우가 태어나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거기, 이름은 어떻게 되오? 나이는?”
    “모른다.”
    “원래 살던 곳은 어디요?”
    “모른다.”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오?”

    폭포에 빠진 후유증인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여인.
    분명 목숨만 구해주고 얼른 돌려보낼 심산이었는데, 자꾸만 욕심이 생긴다.

    “아흣, 아, 흥.”
    “연화야, 연화야.”

    눈앞에 곧게 뻗은 하얀 어깨에 새겨진 크고 작은 흉터들.
    곱게만 보였던 작고 여린 손바닥에 박인 굳은살.

    제 투박한 손이 또 다른 상처를 내기라도 할까 봐,
    덕우는 차마 그 상처들을 만지지도 못했다.

    “연화야, 나는 네가 군식구 그딴 게 아니라… 내 식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연화야, 너는 대체 누구일까. 어디서 온 사람일까.
    내가 너의 곁에 있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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