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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와 79사이

69와 79사이 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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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거 1,500 2019-12-06 로맨스 전1권 979-11-6470-158-2
  • 나는 너를 잘 알고 있는 것이 맞는 걸까. 우리가 공유한 시간만큼 너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착각일까. 다른 사람이었다면 기겁을 했을 지금도, 너라서 밀어내지 않는 것인지 너라서 밀어낼 수 없는 것인지.
  • “야, 지서윤. 얼굴 좀 반반하다고 세상 남자들이 다 너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지?”

    그래, 이번엔 이상하게 길게 간다 했다.
    두 달쯤은 만났나? 아니, 석 달인가?

    만나는 남자친구마다 얼마 못 사귀고 차이는 것은 예삿일이고, 이젠 일방적인 폭언까지.
    왜 나는 항상 연애에 실패하기만 할까, 회의감이 들었다.

    “이제 좀 괜찮아졌어?”
    “백이현. 너 내 방에서 뭉그적거리지 말고 나가.”
    “나 나가고 나면 너 또 울 거잖아.”

    백이현이 묘하게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울었다는 걸 들키지 않으려고 열심히 세수까지 하고 나왔는데.
    누가 소꿉친구 아니랄까 봐, 사람 속을 들여다보는 게 빤했다.
    내 흑역사를 다 보아온 백이현 앞에서는 더 이상 부끄러운 것도, 꺼릴 것도 없었다.

    “서윤아. 내가 도와줄까?”
    “허, 웃겨 진짜. 뭘 어떻게 도와줄 건데.”
    “남자는 본능적으로 알아. 내 앞에 있는 여자가 지금 준비가 되어있는지, 아닌지.”

    미처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닿은 것은 이현의 말이 아닌, 그의 입술이었다.
    움츠린 나를 달래듯, 너의 손이 드러난 나의 허리 속을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다.

    “기본적으로 넌 남자를 대하는 데 있어서 너무 미숙해.”
    “야. 백이현. 너… 너 왜 이래.”
    “지서윤. 내가 널 몰라? 가끔 네가 잊어버리나 본데, 나 남자야.”

    나는 너를 잘 알고 있는 것이 맞는 걸까.
    우리가 공유한 시간만큼 너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착각일까.

    다른 사람이었다면 기겁을 했을 지금도,
    너라서 밀어내지 않는 것인지 너라서 밀어낼 수 없는 것인지.

    “가르쳐 줄게. 어른다운 연애를 하는 방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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