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구간
스위밍 카멜리아

스위밍 카멜리아 19

4,000
상세정보
  • 한판 4,000 2019-10-29 BL 전1권 979-11-6470-131-5
  • 영화처럼 세상에 색이 가득 차고, 종소리가 들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것도 사랑이라고. 홀로 남아 주저앉은 이것 또한 사랑이라고. 너에게 말하고 싶었다.
  • "정신 똑바로 차려. 괜찮아. 괜찮으니까."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몸을 떠는 나를 안고서, 백건우가 했던 말이었다.
    그는 물길에 흔들리는 어린 나를 억지로 잡아채고,
    단단한 팔로 허리를 쥔 채 뭍으로 끌어 올렸다.

    "나도 수영을 배우면, 형이 있는 한국까지도 갈 수 있을까요?"
    "네가 내 옆 라인에 설 수 있을 정도로 수영 실력이 늘면."
    "그러면?"
    "여기가 아닌 어디라도 갈 수 있을걸."

    그렇게 건넨 너의 한마디는 나의 운명이 되었고, 나의 삶이 되었다.
    지나치게 아픈 유년 시절이었다. 그랬던 적이 있었다.

    "주영훤. 영훤아.
    "부르지 마십시오, 그 이름. 나는 그 이름이 싫어."

    그리고 십오 년이 흐르는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어린 시절의 네 말처럼, 나와 너는 이제 같은 라인에 서 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무것도 없이 여기 이 자리까지 오는 게 쉬웠을 것 같아?
    너를 만나러 십오 년이 걸렸어. 더 이상 도망치지 마."
    "도망친 건 내가 아니었어. 당신이었지. 당신, 사실은 다 알고 있었잖아."

    영화처럼 세상에 색이 가득 차고, 종소리가 들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것도 사랑이라고.
    홀로 남아 주저앉은 이것 또한 사랑이라고.

    너에게 말하고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