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허름한 집을 담보로 천 냥이나 빌려준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저 집의 땅 밑에는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집문서를 손에 쥔 사내는 효주와 선비가 머물고 있는 집을 바라보며 계책을 세우는데….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집문서를 들이밀며 집을 내놓으라는 사내가 딱 그런 모양이었다.
사내는 이 집문서를 담보로 빌려간 천 냥의 이자 열 냥이라도 내놓으라고 소리친다.
청국으로 가 생사도 모르는 오라비가 넘긴 집문서 때문에 골이 아픈 효주가 어찌 해야 하나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그 열 냥 내가 내겠소.”
난데없이 끼어든 목소리에 효주가 놀랐다.
갓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옥색의 도포는 질 좋은 비단이고, 허리띠의 장식은 금종을 넣은 술띠다.
돈 냄새 물씬 풍기는 선비는 돈을 내밀더니 아예 효주의 집에서 먹고 잔단다.
효주는 이게 웬 굴러 들어온 복인가 싶어 냉큼 돈을 받아들고 그를 집에 묵게 하지만, 어딘가 이상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게다가 입고 있던 도포를 벗어던지고 상반신을 내놓은 채로 삽질을 하는데, 팔뚝은 실하고 허벅지는 도끼가 따로 없으니, 멋스런 선비인 줄로만 알았던 그의 진면목에 효주는 혀를 내두르고 만다.
그 시각, 언덕 위에서 효주의 집을 바라보는 눈이 있었으니.
“그건 그렇고, 저 집 아래에 정말 보물이 있는 겁니까?”
저 허름한 집을 담보로 천 냥이나 빌려준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저 집의 땅 밑에는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집문서를 손에 쥔 사내는 효주와 선비가 머물고 있는 집을 바라보며 계책을 세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