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무는 백산의 터주신인 이무기였다. 그리고 어느덧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아랑은 고작 백 년을 사는 사람이었다. 애초에 맞지 않는 상대였다. 하지만 아랑은 신무에게 자신을 신부로 삼아달라고 매일 애원했다.
뭔가가 사타구니를 살금살금 간질이는 느낌에 벌레라도 들어왔나 싶었다.
제가 덮고 누운 이불이 꿈틀거리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신무가 조용히 손을 뻗어 이불을 휙 벗겨냈다.
“지금, 뭐 하는 것이냐?”
신무의 다리 사이에 엎드리고 있던 처녀가 신무와 눈이 마주치자 맑게 웃었다.
신무의 바지는 허벅지까지 내려가 있었고 그 덕분에 하체가 전부 노출되어 있었다.
“그렇게 해도 서지 않는다고 내가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더냐.”
“신무님의 양물을 세울 수 있으면 저를 신부로 삼아주신다고 하셨잖아요.”
“하지만 못 세우지 않았느냐.”
“지금은 할 수 있어요. 비장의 비술을 배워왔으니까요.”
신무는 어이가 없었다. 그런 것을 가르쳐줄 인물은 한 명밖에 없기 때문이다.
희희당의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 희소가 아니면 누가 아랑에게 그런 것을 가르쳐주겠는가.
신무는 백산의 터주신인 이무기였다.
오백 년을 기다려 용이 되고자 했지만, 하루를 남기고 살생을 저지르는 바람에 다시 오백 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어느덧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아랑은 고작 백 년을 사는 사람이었다.
애초에 맞지 않는 상대였다. 하지만 아랑은 신무에게 자신을 신부로 삼아달라고 매일 애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랑은 꼬리가 아홉 달린 구미호인 희소와 일을 꾸민다.
꿈쩍도 않는 신무에게 질투가 나게 만들려고 은산의 영물 중 제일가는 산범이라 불리는 정도령을 불러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성품이 좋다는 희소의 말과는 다르게 정도령은 아랑을 겁탈하려는 듯 달려들게 되고, 그 순간 갑자기 지붕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며 분노한 표정의 신무가 나타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