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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락사스

아브락사스 19

9,000
상세정보
  • 굳기 9,000 2024-03-06 로맨스 전3권
  • “은수 씨가 원하는 거 다 해 줄게요. 내가 약속할게요.”
  • 아빠가 죽었다. 내가 정식으로 스무 살이 된, 그러니까 내 생일에.
    혼돈으로 가득한 장례식장에서 헤이즐색 눈동자를 가진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4년 후, 남자는 경호원이라는 이름으로 내 앞에 다시 나타났다.

    “침대에서 냄새난다.”
    “네?”
    “좋은 냄새 나요. 인위적인 향이 아니고 뭐랄까…….”

    아무도 침범하지 못했던 공간을 멋대로 들쑤시는 남자.
    밀어 내고 거부해 봐도 그는 계속해서 제 존재를 각인시켰다.

    “같이 하면 더 재밌잖아요. 은수 씨가 좋아하는 손장난.”
    “아니, 그러니까….”
    “그러지 말고 쑤셔 봐요. 더 좋을걸요.”

    음주와 자위. 무엇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인생의 유일한 해방구였다.
    취기를 핑계 삼아 자연스레 아래로 손을 내렸을 때, 무열에게 그 모습을 들키고 만다.

    “은수 씨가 원하는 거 다 해 줄게요. 내가 약속할게요.”
    “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우리 평범하게 살아요. 이렇게 섹스도 하고.”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그와 내가 말하는 ‘평범’이 천국과 지옥만큼이나 차이가 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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