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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죽을 목숨이면 내 먹이로

어차피 죽을 목숨이면 내 먹이로 19

3,800
상세정보
  • 이초원 3,800 2023-11-03 로판 전1권 979-11-7115-428-9
  •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내 먹이가 되어 주지 않을래?”
  • 빛을 잃은 눈동자, 엉망으로 자란 머리카락, 앙상하게 마른 몸.
    움푹 팬 뺨과 시커멓게 어둠이 묻은 눈매까지.

    살아 있으나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은 남자.
    그를 보며 악마는 차오르는 식욕을 못 이기고 혀를 내어 제 입술을 쓸었다.

    “음침한 인간아, 너 안식을 얻고 싶은 거지?”

    이토록 생에 아무런 미련도, 의지도 가지지 않은 생명체는 처음이었기에
    악마는 남자가 참으로 새롭고 흥미로웠다.

    그래서일까? 그렇기에 더더욱 이런 냄새가 나나?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내 먹이가 되어 주지 않을래?”

    ***

    그는 참 바람직한 먹이였다.
    맛으로 보나, 절륜함과 기술로 보나.

    “네 먹이는 나 하나야.”

    설마 그 누가 알았을까.
    목숨을 끊어 안식을 찾고자 했던 먹이가 제 악마를 향한 지독한 집착과 욕정을 품게 될 것이라고.

    “그리 배고팠다니 어쩔 수가 없네.”

    다짜고짜 내던져진 몸 위를 서서히 그녀의 먹이가 점령했다.
    안광을 잃은 검은 눈동자를 마주하자 등줄기를 타고 전율이 흘렀다.
    저를 향한 뜨거운 욕망과 집착이 악마를 강하게 흥분시켰다.

    “실컷 먹게 해 줄게. 다른 새끼는 생각도 안 날 정도로 배가 터지도록.”

    이래서야 누가 음마이고 먹이인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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