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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후회

당신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후회 19

9,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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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뱁새 9,300 2024-02-15 로판 전3권
  • “내 곁에 있어 줘. 네가 무엇을 원하든, 전부 줄 테니.”
  • 절망은 꽃처럼 피어나고 행복은 꽃처럼 시든다 했던가.
    10여 년간 이어진 내 짝사랑의 말로는 끔찍하고도 잔인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 그래서 말인데 그녀가 입장할 때 피아노를, 연주해 줄 수 있을까?”

    그러나 그를 사랑했기에 진심으로 축하해 주려고 했다. 결혼식 이틀 전, 그의 신부가 급사했단 비보가 도착하기 전까진.

    “제대로 숨이 쉬어지지 않았는데 널 보니까 숨통이 트여.”

    내 사랑은 어딘가 미쳐 있었다. 그가 나를 필요로 한단 사실이 자명해진 순간, 나는 그의 목덜미를 함부로 끌어안았다. 시들었던 짝사랑에 비로소 몽우리를 틔워 냈다.

    “내 곁에 있어 줘. 네가 무엇을 원하든, 전부 줄 테니.”
    “…정말 전부 줄 수 있어요?”
    “내 이름을 걸고.”
    “이름을 건 맹세는 필요 없어요. 영혼이라면 모를까.”
    “…그래. 맹세해. 내 영혼을 너에게 줄게.”

    그가 반드시 나를 사랑하게 될 거란 자만이 차올라 발뒤꿈치가 들렸다. 약간의 머뭇거림 끝에 그의 그림자가 내 몸을 뒤덮고, 그의 몸이 내게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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