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구간
우아한 나의 군림자

우아한 나의 군림자 19

12,000
상세정보
  • 세레나향기 12,000 2023-11-13 로판 전4권 979-11-7115-458-6
  • “널 찾아냈으니 네 목숨은 이제 내 거지. 그게 이 세계의 법칙이잖아.”
  • 아버지의 부고 소식에 정신없이 올라온 수도, 에델.
    새어머니의 믿기지 않는 변화, 이미 한참 전에 끝나 버린 아버지의 장례식.
    더군다나 불시에 휘말리게 된 총기 사고는 아를렌을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간다.

    “사내의 코트가 탐이 나는 게 아니라면, 돌려주시겠습니까?”

    그런 와중에 건네진 따듯한 온기.
    아를렌은 우아한 손에 담긴 상냥함을 붙잡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게 정녕 구원이 맞는지 알 수는 없었다.

    ***

    “아를렌.”
    느릿하지만 나직한 음성은 마치 매 순간 불러왔다는 듯이 침착했다.
    입술 사이로 속삭이듯이 흐른 목소리에 이윽고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눈에 띄게 흠칫한 앙상한 어깨를 따라 올라간 시선 끝에 새하얗게 질린 얼굴이 맺혔다.
    “내 눈에 띄지 않게 더 멀리 도망갔어야지.”
    대륙 서너 개 정도는 넘었을 줄 알았건만. 참으로 시시한 도주에 남자의 안면에 서늘함이 드러났다.
    그러게 지금까지 뭐 했냐는 타박 같은 음성과는 달리 아를렌이 지금 있는 곳은 대륙을 떠나 배를 타고도 두 달은 걸리는 먼 곳이었다.
    “리암….”
    심장을 찔러도 뜨거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차가운 남자를 마주한 아를렌의 입술 끝이 파들거렸다.
    “난… 당신 곁으로 안 가요.”
    “그게 무슨 소리야. 아를렌.”
    내리깔렸던 남자의 눈꺼풀이 서서히 들리고, 서늘함이 고인 눈매가 가늘어졌다.
    “널 찾아냈으니 네 목숨은 이제 내 거지. 그게 이 세계의 법칙이잖아.”
    아를렌을 선명히 응시하는 눈빛. 시리디시린 회청색 눈동자에 명징한 빛이 들어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