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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유모

처녀 유모 19

3,000
상세정보
  • 박희 3,000 2024-02-26 로판 전1권
  • 루도비카는 열아홉 살 먹은 처녀이자 세 살배기 사내아이인 요한의 유모이다.
  • 루도비카는 열아홉 살 먹은 처녀이자 세 살배기 사내아이인 요한의 유모이다.
    이것이 그녀가 가진 모든 모욕과 수치와 자괴의 이름이었다.

    ***

    단언컨대, 루도비카는 유모가 되는 일을 경멸했다.

    그저, 그저 어쩔 수 없는 이질감이, 그로부터 비롯된 혐오감이 있었다.
    제 젖을, 악마의 정과 다름없는 부정의 산물을 달게 받아 삼키는 요한은
    루도비카가 서러움에 짓무른 눈으로 처음 그를 마주했을 때와 머리칼 한 올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 무엇이 더해지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요한은 세 해째 갓난쟁이의 모습이었다. 어쩌면 그 전부터.

    그는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이 짐승의 소굴에서 사랑할 것이라고는 제 젖을 찾는 아이밖에 없어서…….

    “자라면 나를 지켜 줄래?”

    배냇짓을 하던 요한의 고개가 간들간들 흔들린다.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이라
    그저 우연인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꼭 흔쾌한 수락인 것만 같아서 그녀는 소리 내어 웃고 말았다.

    그러나.

    “요, 용서를, 제발 용서 해 줘, 제, 에, 제발……. 아, 아니, 용서해 주세요, 용서를!”

    쇳조각이 엉킨 채찍에 뼈와 살이 찢기고 부서진 이들이 무너진 무릎으로 바닥을 기며 루도비카에게 자비를 구걸하고 있었다.
    누구의 행동으로 인해 도출된 결과인지는 생각이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열 살 먹은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건. 이 압도적인 폭력은…….

    나의 요한인데, 나의 아기인데…….

    그러나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려는 몸을 억세게 붙들어 맨 손아귀에 그녀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나는 당신을 위해 자라났어요.”

    우리는 사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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