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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 포포친 저 ㅣ 2,500 원 ㅣ 2020-02-28 ㅣ 로맨스 ㅣ 979-11-6470-177-3
  • 치열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포뮬러 원 팀 체이서. 현재 그들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는 바로 성적의 기복이 널을 뛰는 팀 드라이버 유리 랭커스터였다. 수석 엔지니어인 채원은 죽음도 개의치 않는 듯한, 극단적으로 무모한 그의 성격에 완전히 질려버렸는데…….
  • naughty: (a) 버릇없는, 외설적인.

    치열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포뮬러 원 팀 체이서.
    현재 그들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는 바로 성적의 기복이 널을 뛰는 팀 드라이버 유리 랭커스터였다. 수석 엔지니어인 채원은 죽음도 개의치 않는 듯한, 극단적으로 무모한 그의 성격에 완전히 질려버렸는데…….

    ***

    “자기 목숨이 아흔아홉 개쯤 되는 줄 아는 거야, 뭐야?”

    채원은 그들 곁에 거칠게 식판을 내려놓으며 털썩 주저앉았다. 화풀이 주제는 역시 그 사이코 또라이 스피드광 자식이었다.

    “제발 내년에는 저 미친놈이랑 재계약하지 않으면 좋겠어. 간 떨려서 더는 못 해 먹겠다고.”

    종이 씹는 질감의 샌드위치를 꾸역꾸역 입안에 밀어 넣으며 곡물 셰이크를 움켜쥐었다. 어째 앞자리의 팀원들 표정이 오묘했으나, 분에 찬 그녀는 평소의 기민함을 잃고 그들의 어색함을 눈치채지 못했다.

    “시합에서 승점 따려면 먼저 그 자식에게 여자친구나 만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지 몰라. 그 자식 팬이라면 지구 한 바퀴 돌리고도 남잖아. 지원자나 받아볼까.”

    동료들에게 격한 공감과 호응을 바랐으나 그들은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더욱이, 어색하게 눈동자를 굴리는 데이비드의 관자놀이에 식은땀까지 맺혔다. 그제야 채원도 불길한 낌새를 눈치챘다. 어쩐지 등 뒤가 오싹하게 달았다.

    “너희 왜 그래. 혹시 내 등 뒤에 누구라도 있……?”
    “네, 접니다. 당신이 맛있게 물고 뜯고 씹고 있는 대상.”

    유리 랭커스터의 목소리였다.

    “흥미로운 제안 잘 들었습니다. 그 여자친구라는 거. 지원 말고 지정은 안 됩니까? 이왕이면 그렇게 제 약점을 빠삭하게 꿰고 있는 당신이 제 여자친구가 되어주면 좋겠는데요.”

    여전히 농담인지, 비꼬기인지, 아니면 국어책 읽기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브리티시 악센트였다. 채원은 뒤늦게 모래라도 잔뜩 낀 것처럼 뻣뻣한 목을 돌렸다. 흑발의 퍼스트 드라이버가 그녀의 바로 뒤에 장승처럼 서 있었다. 파크 퍼미에 차를 이송시키고 온 모양이었다.

    “……저기요. 헷갈리니까 농담할 때는 제발 먼저 농담이라고 안내 좀 해줄래요?”
    “농담? 전 진지합니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도움이 될 만한 건 뭐든지 시도해봐야죠.”

    그러더니 태연하게 채원의 옆자리 의자를 당겨 앉는 게 아닌가. 과연 혀를 내두를 만한 안면 철판남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이런 가죽 두꺼운 뻔뻔한 성격이야말로 F1 드라이버가 갖춰야 할 필수요소일지 몰랐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제가 순결주의자인 건 맞지만, 딱히 혼전순결을 추구하는 건 아닙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시죠.”
    “아, 예.”

    도대체 순결주의나 혼전순결주의나. 둘의 차이가 뭔데, 이 빌어먹을 청교도 자식아.

    체한 것처럼 가슴이 갑갑해졌다. 채원은 잇자국이 난 샌드위치를 내려놓았다. 뒤이어 랭커스터와 배턴이라도 주고받은 양 반대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좋게좋게 넘어가기로 했다. 그에게 화가 난 건 맞지만, 면전에서 대놓고 시비 걸 마음은 없었다.

    “어디 갑니까, 달링(darling)?”

    저 미친놈이 끝까지 주둥아리를 털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그래, 오늘 어디 한번 너 죽고 나 죽자. 너랑 같이 동귀어진해서 사라지면 우리 팀 전망이 훨씬 더 밝아지겠지. 채원은 식판의 포크를 거꾸로 쥐고 활짝 웃으며 뒤돌아섰다.

    “안 돼, 채원! 그러다가 현장에서 체포당한다!”
    “드라이버를 죽이면 남은 경기를 어떻게 치러? 다들 뭐해? 어서 유리를 보호해! 위닝을 떨어뜨리라고!”

    그 순간이었다. 초조하게 두 사람의 실랑이를 지켜보던 팀원들이 전원 벌떡 일어서 채원에게 몸을 날렸다. 전대미문 팀원 간 불화로 인한 형사 사건을 막기 위해서였다. 곧, 우당탕! 쨍그랑! 꽈당……! 요란하게 식판이 미끄러지고 테이블 의자가 뒤집혔다.

    “으윽!”

    졸지에 채원은 인간 샌드위치의 가장 밑바닥에 짜부라지고 말았다. 그런데도 사단의 원흉인 유리 랭커스터는 꿈쩍하지 않았다. 교양이 넘치는 느긋한 손길로 포장을 벗겨낸 커스터드 푸딩을 크게 한입 떠먹을 뿐. 바닥에 뺨을 댄 채원은 그를 노려보며 분에 못 이겨 주먹을 세게 내리쳤다.

    “뭐야. 밥 먹고들 힘이 남아돌아? 럭비 해?”

    그런 그들을 감흥 없이 지나치며 브라운 감독이 핀잔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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